옛날 옛적에 맷돌 무덤이 있었어요. 이야기가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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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바 이야기

옛날 옛적에 맷돌 무덤이 있었어요. 이야기가 들어보세요!

도쿄는 옛날 이름이 에도였어요. 에도시대 말기 약 3천 개가 넘는 소바 식당들이 있었다고 해요. 장사가 좀 된다고 하니 너도 나도 뛰어들어 레드오션의 끝판왕을 보여준 것 같아요. 당시 에도인구가 백만 정도 되었다는 사실을 보면 소바를 파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맷돌 2개가 메밀을 갈고 있는 사진입니다. 메밀이 갈려서 하얀 가루가 되어있습니다. 돌로 만든 맷돌들 입니다. 대한민국 제품

 

맷돌의 황금기와 몰락

규모가 있는 소바 집에서는 그날 장사를 위한 메밀가루를 제분하는 장소가 따로 있었다고 해요. 제분을 하기 위해 종업원들이 교대해 가며 맷돌을 이용해서 메밀을 가루로 만드는 작업을 계속해야 했어요.

 

​현재 나가노 지역은 옛날에는 신슈라고 불렀는데요 메밀의 산지였어요. 그 쪽 도매상에게 메밀을 받아 장사를 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껍질을 벗긴 메밀도 에도에 보급되고 수차에 의한 제분이 활발해지던 시기였습니다.

 

메이지 시대로 넘어가며 전기가 보급되자 이제까지 메밀 제분의 주인공역할을 했던 작은 맷돌들이 무덤(石臼塚)에 버려지는 신세가 되었어요. 아울러 수차로 돌리던 맷돌이며 돌리던 사람들도 일자리를 잃게 되었던 거죠.

 

전통의 계승

막국수를 파는 식당이나 소바를 만드는 개인이 맷돌을 돌려 메밀을 제분한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라고 봐요. 그냥 맷돌을 돌리기만 하면 되는 맷돌제분은 아니니까요. 대형 제분소에서 해야하는 어렵고 힘든 일을 감수한다는 뜻이에요. 

 

수동 맷돌은 맷돌중에서 제분하기 최고로 힘든데요 첫 번째 갈아져 나온 가루들은 제각각의 크기로 나오게 돼요. 한 번 돌리는 것으로 원하는 제분이 되지 않기 때문에 3~6회 반복해서 맷돌을 돌려야 해요.

 

​사람이 돌리는 맷돌은 메밀가루에는 최고의 선택이지만 막상 맷돌을 돌려야하는 사람은 메밀이 들어간 음식은 쳐다보기도 싫을지 모르겠어요? ㅎ 소바를 전통으로 밀어온 일본은 메밀을 맷돌로 제분하는 공장이 많아요.

 

수십 대의 맷돌이 한꺼번에 돌아가며 잘 보관된 메밀을 빻고 있는데요 분당 맞춰놓은 맷돌의 회전수를 지키며 실내온도까지 신경 쓴 후 메밀을 생산하고 있다고 해요.

 

이런 공장이 제 주위에 있다면 저도 직접 제분할 필요없이 편할 것 같아요. 키리안소바 교실에서 사용했던 메밀가루도 직접 맷돌을 돌려 제분했거든요. 메밀을 선별하고 닦고 맷돌을 돌리고 채치고의 반복으로 메밀가루가 나오게 돼요. 

 

신슈 지역은 현재 나가노 지역으로 좁은 토지와 냉한 기온의 고랭지가 많아 쌀이나 밀의 재배가 어려웠다고 해요. 모든 것이 부족했던 시절 맷돌은 집집마다 없어서는 않될 주방 도구였죠. 주로 메밀을 가는 데 사용되었다고 해요.

 

​메밀 생산지였던 신슈에서는 손님이 오면 맷돌을 돌려 밀가루와 메밀을 갈아 메밀 수제비를 해 먹었어요. 맷돌을 돌리는 일은 힘들었지만 주로 여자들과 아이들이 도맡았다고 해요.

 

말 그대로 맷돌 무덤이 생기고 갖다 버려야 할 때가 왔을 때 마음이 어땠을지 궁금하기도 한데요 힘든일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좋았을 것 같아요. 세탁기를 처음 사용하면서의 손빨래를 하지 않게 되었을 때의 기분이었을 까요?  멋진 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