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맛의 고추냉이와 소바
본문 바로가기

소바 이야기

특별한 맛의 고추냉이와 소바

도쿄는 옛날(1603년 부터) 에도로 불렸어요. 에도시대 소바에 대한 책이 있는데요 소바전서라는 책이에요. 내용 중에 와사비에 대한 이야기를 보시면 소바전서를 쓴 잇신샤유우쿄우시는 당시 소바 가게들 중에 고추냉이(와사비)를 사용하는 곳이 많아 좋지 않다는 뉘앙스의 글을 남겼다고 해요.

 

수타소바가 테이블 위에 있는 사진들 입니다. 고추냉이와 파도 있습니다.

 

에도 시대 3백(쌀, 무, 두부 3가지 하얀색의 먹거리)

에도 시대 중반 1750년대는 생선도 된장이나 식초에 찍어 먹던 시기였으며 소바는 에도 시민들이 좋아한 에도3백 중에 무와 같이 먹었던 때였어요. 무와 와사비는 같은 십자화과의 식물로 맛이 비슷하긴 해요.

 

지금도 무 즙에 공장용 와사비 가루를 섞어 맛을 내는 일식집도 있을 정도에요. 그만큼 무 즙이 소바와 잘 어울렸다는 거 겠죠. 그런데 갑자기 와사비를 소바에 먹기 시작했어요.

 

야채가 모두 그렇듯 무도 제철 맛있는 시기가 있었을 거에요. 무를 구하기 힘든 시기에는 다른 식재료라도 필요했을 건데요 와사비가 무 대신 선택되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계절적인 수급에 대한 이유도 있을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가쓰오부시의 비린내 때문에 사용됐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에도시대 소바에 대한 정보를 적어 놓은 소바전서의 저자는 까다로운 입맛의 소유자였던 것 같은데요 책에는 이런 내용도 적어 놨어요.

 

쯔유에 가쓰오 국물(비린내국물)을 사용하는 소바 집도 탐탁지 않게 여겼다는 것 같아요. 당시 쯔유는 물과 술, 간장으로 만들었거든요. 가쓰오부시로 비린내가 나자 와사비를 사용한 경우가 지금까지 굳어진 면도 있는 거 같아요.

 

에도 시대 가쓰오부시 국물은 사람들이 역한 냄새가 나기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것을 간장과 섞어 소바 쯔유를 만들었으니 비린내를 누르는 역할에 와사비가 꼭 필요하기도 했을 것 같아요.

 

맛은 비슷하면서 비린내는 무즙보다 고추냉이가 더 잘 잡았다는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고추냉이는 재배가 어려워 당시에도 구하기 힘들었다고 해요.

 

먹을 수 있는 사람도 정해져 있었을 거에요. 1607년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 진상되었어요. 시즈오카의 우토기(静岡市葵区有東木)라는 곳이 와사비 발상지라는 설이에요.

 

야생에 자생하던 것을 재배하는데 성공한 후 1607년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 진상되고 맛과 향이 특출나서 문외불출(門外不出)이 되요. 다른 지역에서 재배 하지 못하게 했어요.

 

고추냉이가 한 지역에서 비밀리에 재배되는 탓에 일반인들이 먹을 수 없었을 거에요. 문외불출된 지 백 년 정도 지난 18세기 중 후반이 되어서야 다른 지역인 이즈반도에서 재배가 허용되었다고 해요.

 

호시탐탐 옆 동네에서도 재배를위해 노리고 있었을 거에요. 고추냉이 재배가 여러 곳으로 늘어나며 에도 지역의 초밥(스시)이나 생선회(쯔꾸리)에 먹을 수 있게 되었을 거에요..

 

가공하지 않은 고추냉이를 혼와사비(本わさび)로 부르고 줄기 부분이 녹색인 미쇼우(実生種)와사비와 적색의 줄기를 갖고 있는 와사비를 마쯔마(真妻種 )와사비라고 해요..

 

적색 줄기를 갖고 있는 마쯔마와사비는 재래종이라 성장이 느린 대신 고급으로 취급받고 단맛과 매운맛이 적절히 배어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성장에 필요한 시기는 1년 6개월에서 2년이 걸린다고 해요.

 

연한 녹색 줄기의 미쇼우와사비의 성장 기간은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로 마쯔마 종 보다 빨리 수확할 수 있고 수분기가 많아 쯔유에 어울려요.

 

자라는 환경은 흐르는 물속이 최적의 환경이라고 하는데요 수온 12도에서 15도의 흐르는 물이면 좋다는 거죠. 기온은 최저 5도에서 최고 28도 내에서 잘 자라며 적정 온도나 적정 수온을 벗어나면 생육이 불안정해진다고 해요.

 

11월에서 2월 사이의 고추냉이가 가장 맛있을 때인데요 전체적으로 녹색이 분명하고 뿌리부터 끝까지 두께가 균일하면 좋다고 해요. 대나무처럼 주름이 생기는데 넓은 것은 빠르게 자란 것으로 맛과 매운맛이 떨어질 수 있으니 되도록이면 주름이 좁고 막힌 것을 고르는게 좋데요.

 

고추냉이는 줄기 쪽부터 갈아먹는 것이 베스트며 갈아 놓고 5분 정도 되면 가장 매운맛을 낸다고 해요. 또 시간을 넘기기 시작하면 무 맛과 비슷해지며 맛이 현저하게 떨어질 수 있는 제품도 있어요.

 

와사비는 껍질이 보물인데요 맛의 원천이에요. 껍질이 가운데 부분과 함께 갈릴 수 있도록 돌려 가시되 꼭 크리미하게 갈아드시면 한 차원 높은 맛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고추냉이는 마요네즈뿐만 아니라 크림치즈와도 잘 어울려서 소바 뿐만 아니라 채소나 고기, 생햄으로 양념해서 위스키나 와인에도 어울리는 요리를 만들 수 있으니 잘 활용하면 특별한 안주도 만들 수 있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