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츠마부시 원조는 장어덮밥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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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츠마부시 원조는 장어덮밥의 탄생

배달시장이 엄청나게 커지며 프랑스 요리나 장어덮밥도 배달로 먹을 수 있는 시대인데요 에도시대에도 배달을 이용해서 장어구이를 먹을 수 있었다고 해요. 대신 거리가 멀거나 시간이 지체되며 장어의 기름이 굳으며 맛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거죠. 겨울이면 더 했을 것 같아요.



일본의 에도시대 초기까지 장어 먹는 법은 입을 통해 꼬챙이를 끼워 넣고 꼬리로 뺀 후 불에 굽는 방식으로 뼈채 구웠어요. 손질하기 만만치 않았던 이유도 있어서 아예 피도 빼지 않고 그대로 구워 먹는 방식이었다고 해요.

 

원시적으로 먹던 장어는 에도시대 중기가 되면서 뼈를 발라 조리하는 방법으로 발전하게 되며 더 많은 사람들이 먹는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어요. 하층민들이 먹던 장어구이는 피와 뼈를 골라내고 현재와 같이 대나무 꼬챙이에 끼운 후 굽기 시작했어요.

 

좋아진 맛 때문에 배달도 많이 늘었다고 해요. 에도시대 중기 가부키 극장 주인은 장어집에 가서 먹는 맛과 배달로 시켜먹는 맛이 달라 불만이었어요. 어떤 이유에선지 가게에서 먹는 맛이 나지 않았다고 해요..

 

식당 오노야(大野屋)에서 가부키 극장이 있는 니혼바시로 배달되며 장어구이가 식어버리는 문제가 있었어요. 극장 주인 오쿠보는 자리를 비울 수 없었을 것 같은데요 매번 먹는 장어구이지만 좀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게 되었을 것 같아요. 차가운 장어의 맛은 먹기 힘들었다고 해요.

 

일하는 사람이 점심을 기다리는 마음은 모두 아실 것 같은데요 그 시간이 행복하기도 하고 배가 고픈 만큼 맛에 예민해질 수 있죠. 집에서 남은 밥을 보관할때 썼던 방법일까요? 하여튼 오노야의 사장에게 부탁하여 밥과 장어구이를 한 그릇에 담아 달라고 부탁하였다고 해요.

 

온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뚜껑까지 덮으면 밥과 뚜껑으로 인해 장어구이가 식는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출 수 있겠다는 계산이었을 거에요. 부탁을 받은 장어집 오노야에서는 단골의 말을 잘 들어주었다고 해요.

 

식사할 때 음식에 온도는 맛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데요 국밥도 그렇고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펄펄 끓는 음식을 시원하다며 먹는 능력이 특출나죠? 저도 국밥 좋아하는데요 만약 국밥을 한 숟갈 떴는데 온도가 낮다면 실망이 클 것 같아요. 만약 차가운 국밥에 점수를 매기라고 하면 그냥 0점 처리해야 할 거 같아요.

 

식은 선지국, 미지근한 설렁탕이나 내장탕은 마이너스 90점 이 아니라 먹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 같은데요. 다시 데워 달라고 해서 먹어야 할 거예요. 오쿠보도 부탁을 했는데 식당 측에서 맛있게 해 준 것 같아요.

 

덮밥 그릇이었는지 정확히 모르지만 뚜껑을 덮은 장어덮밥(丼)이 탄생되는 순간이에요. 사실 장어구이와 덮밥은 비슷한 거 아냐? 하실 수 있는데요 구이를 따로 먹는 것과 장어덮밥은 엄연히 다른 메뉴라고 할 수 있어요.

 

밥 위에 장어구이가 덮여있는 것이 장어덮밥이에요. 따듯한 밥에 방금 구워 뜨거운 장어의 온기로 식는 시간을 최대한 지연시킬 수 있었을 것 같아요. 뚜껑까지 덮었으니 그동안 먹었던 장어구이 보다 맛이 없을 리 만무했을 것 같아요. 음식의 온도는 짠맛, 등에 간을 하는 것에 준하는 비법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