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뿌라소바의 아류 타누키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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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바 이야기

덴뿌라소바의 아류 타누키소바

소바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메뉴는 무엇 일가요? 자루소바가 많이 나갈 것 같지만 덴뿌라소바도 많이 나갑니다. 일식인 덴뿌라소바는 우리나라말로 뜨듯한 국물에 튀김메밀국수입니다. 메밀국수 위에 튀김을 얹은 것입니다.

 

튀김 전문집에서는 얇은 튀김옷으로 바삭한 식감을 최대한 살리고 빠르게 튀겨내면서 속재료의 수분을 가둬 손님이 드실 때 충분한 육즙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파는 국내 튀김은 모양이 다릅니다. 두꺼운 옷으로 볼륨감이 넘치는 오징어 튀김과 빨간 꼬리가 아니면 새우인지도 모를 새우튀김입니다.

 

반죽물이 달라서인데요 튀김 전문집의 반죽물은 묽은 상태로 튀겨 냅니다. 물이 많이 포함된 반죽물이죠. 반면 분식집의 튀김 반죽물은 걸쭉한 농도로 두꺼운 튀김옷이 만들어집니다.

 

추구하는 목적이 다른 것이죠. 길거리에서 배부르게 먹게 하기 위한 크기를 키운 것과 질리지 않고 식사를 마칠 수 있도록 얇고 바삭한 튀김옷의 전문점.

 

 

덴뿌라소바 타누키소바의 대결

 

덴뿌라소바 탄생

덴뿌라소바가 시작된 시기는 19세기 중반입니다. 소바보다 덴뿌라(튀김)의 유행시기가 훨씬 늦었던 이유는 식용유가 귀한 식재료였거든요. 서민들은 쉽게 먹지 못한 음식일 수도 있습니다.

 

식당 주인이 만들어 낸 메뉴가 아닌 손님이 소바(메밀국수)를 먹다가 옆 포장마차에서 팔던 덴뿌라(튀김)를 사서 면위에 얹어 먹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요즘 같으면 음식물 반입이 안 되었을 텐데 포장마차라 옆가게에서 사 먹기도 쉬웠을 것 같습니다. 사실 국수를 먹고 있을 때 튀김을 보면, 반대로 튀김을 먹고 있는데 국수를 보면 손이 먼저 가기도 갔을 것 같습니다.

 

다만 서민들도 식용유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을 때가 덴뿌라소바의 시작인 것 같은데요 처음 음식이 나타나고 기록되어도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이었는지도 따져보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소바집의 튀김은 튀김옷이 두꺼웠다고 합니다. 현재도 그렇습니다만 국물에 넣어 먹는 스타일이라 그랬다고 하네요. 국물에 들어간 튀김은 겉에 바삭한 옷이 녹으면서 풀어지게 됩니다.

 

국물에 풀어지며 새우나 야채의 맛이 녹아 나오며 국물에 없던 식용유의 고소한 맛까지 덧붙입니다. 덴까스(튀김부스러기)처럼 튀김옷이 국물에 녹아 돌아다니며 소바면발과 같이 입으로 빨려오며 밋밋한 맛을 톡톡 튀는 맛으로 바꿔 버립니다.

 

 

 

 

국물에서 튀김이 퍼지지 않았을 때와 녹아 풀어지며 맛이 달라집니다.

 

식용유에 참기름을 섞어 튀기던 관동 쪽은 고소함이 더했겠죠? 국물의 온도도 기름으로 인해 더 뜨겁게 보호받고 오래도록 유지되었습니다. 금방 식은 국물은 맛없게 느껴지죠.

 

카케소바의 순한 맛에서 튀김의 기름으로 인해 리치해지며 깊은 맛이 한층 더해져 금세 인기를 끌고 현재까지 그러니까 몇 백 년간 없어지지 않고 사랑받는 메뉴로 살아남았습니다.

 

덴뿌라소바 VS 타누키소바

카케소바도 살아남았지만 조금 복잡합니다. 대신 고명들이 들어가게 되었어요. 덴까스라고 튀김 부스러기입니다. 뭔가 비슷한 것 같지 않으신가요?

 

네 맞습니다. 덴뿌라소바가 TOP라면 덴까스를 얹은 소바는 그저 그런 맛?  ㅎㅎ 덴뿌라소바는 아니지만 비슷한 맛을 내면서 값은 더 싸게 먹을 수 있는 메뉴죠.

 

텐가스(아게다마) 튀김부스러기라는 뜻으로 덴까스를 소바위에 얹으면 타누키소바라고도 불립니다. 타누키소바에 타누키는 너구리라는 뜻으로 음식이 너구리색 비슷하다고 붙었다는 설과 타네누키(튀김 속재료는 없고 튀김부스러기만 있다는 뜻)라는 설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저쩠거나 덴뿌라소바의 대용품은 맞습니다. 관동지역에서 튀김부스러기를 얹은 타누키소바는 튀김 부스러기 값을 더 받습니다. 관서지역에서는 그냥 먹게 하는 가게도 있었습니다. 

 

지역마다 물가가 다르고 사정이 있었겠죠? 재미있는 점은 덴까스 중에서도 귀하신 분이 있었다고 합니다. 신분을 나눴던 것이죠? 새우를 튀기다 나온 덴까스(튀김부스러기)가 귀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단순한 이유지만 새우맛이 배어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튀김부스러기 만을 목적으로 식용유에 튀겨내는 제품은 진골이 아니라는 것이죠. 맛이 떨어지긴 했을 것 같습니다. 새우맛 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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