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의 기술이 소바기술로 사용되는 것을 아셨나요? 혹시 임진왜란 때 끌려간 도예가들이 일본에 꼬막밀기를 전수해 주고 그 기술이 퍼져 소바에까지 스며들었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도예가들이 기술을 발휘하려면 우선 점토를 가져다 "수비"를 해야 합니다.
비슷한 공정의 도예와 소바기술
수비는 흙에 물을 풀고 3~4번 채로 거른 후 광목천에 부은 후 햇빛에 자연 건조를 시키는 일로 어렵지만 꼭 해야 하는 일이죠. 약간 꾸덕하게 마르면 그 흙을 떼어다 숙성에 들어갑니다. 도자기를 만들 때는 숙성된 흙을 필요한 만큼 가져가서 발밟기 후에 꼬막밀기로 공기를 완전히 빼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흙속에 굵은 돌이나 공기방울이 포함되어 있으면 금이 가거나 뜨거운 열기에 공기방울이 빠져나오며 주위 작품들까지 피해를 주기 때문에 수비에서 발밟기, 꼬막밀기가 필수과정이 되는 것 같습니다.
소바의 재료가 되는 메밀쌀은 제분 시 크기가 일정하지 않습니다. 굵은 것은 더 갈아내면서 부드러운 가루로 맞춰나갑니다. 메밀쌀을 소바로 만들 수 있도록 제분해서 물을 넣은 후 꼬막밀기(기꾸네리)를 합니다.
도자기도 소바와 마찬가지로 흙의 전처리가 꼭 필요합니다. 알맞은 상품으로 만들어 나가는 과정인데요 점토 속에 보이지 않는 공기방울을 빼내기 위해서 역시 꼬막밀기를 합니다. 조개 꼬막의 모양을 상상해 보시면 쉽게 이해가 되실 거 같은데요 흙을 꼬막 모양으로 만들어 가면서 공기를 뺍니다.
소바를 만들 때 메밀반죽 속 공기방울을 꼬막밀기로 밀어내야 합니다. 도자기와 같은 이유인데요 도자기를 만드는 과정과 소바를 만드는 과정이 어찌 이리 비슷한지 신기합니다.
도자기와 국수 업계 양쪽 다 꼬막밀기가 쉬운 일은 아닙니다. 힘들긴 힘들었는지 기계를 만들어 냈는데요 흙에는 토련기 국수 반죽에는 반죽기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모양을 보시면 국수 반죽기와 토련기가 비슷합니다. 내부 부품이나 구조도 거의 비슷한 것 같지 않으세요?
기계에서 나오는 결과물도 비슷하게 생겨서 그 결과물로 한 곳은 시원한 냉면을 만들어 내고 또 한 곳은 예술 작품을 만드는 데 사용하게 됩니다.
도자기와 소바의 완성도를 위해서는 공기를 빼는 작업은 필수입니다. 도예가의 기술 꼬막밀기도 같이 사용할 수 있고 기계의 구조도 같은 것 같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토련기에 흙대신 메밀반죽을 넣고 뽑은 후 냉면기계로 뽑아 국수를 만들어 먹고 싶습니다.
반대로 냉면반죽기에 흙을 넣는 것은 위생상 별로일 것 같은데요 어쨌든 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화재가 되기는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아니더라도 혹시 토련기를 갖고 계신 도예가 분이 흥미가 생기실 수도 있지 않을까요? 토련기로 뽑은 메밀반죽으로 칼국수나 수제비 정도는 바로 해 드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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