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키리안 소바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소바인 입니다. 여름 잘 지내고 계신가요? ㅎ 저는 힘들어도 소바체험을
위해 공방 대청소도 하고 그릇들도 보러 다니고 재료도 손질하고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어요.
그러는 와중에 블로그도 해야 하고 구글도 하고 유튜브 쇼츠, 모먼트, 할게 많은 sns 생활입니다.
간장이 없을 때 어떤 조미료로 음식을 먹었을지 궁금했습니다. 소금은 당연했을 것이지만 그 외 맛을 내기 위해서는 조미료가 필수였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메밀소바 쯔유를 찾아 봤습니다.
간장 쯔유가 나오기 전에는 된장쯔유로 소바를 먹었다고 하는군요. 소바가 국수라는 뜻으로 불린 것이 그리 멀지 않은 과거인데요 소바는 메밀의 일본말인데 메밀 요리가 국수 말고도 많을 것입니다.
에도시대 소바는 국수 말고도 소바 떡이나 소바 죽으로도 불렸습니다. 그러다 밀가루를 섞어 소바를 만들 수 있게 되자 소바로 부르기 곤란해졌습니다.
원조 된장 쯔유 만들기
메밀국수와 차별이 안 되니 말이죠. 그래서 소바 키리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됩니다. 메밀을 잘랐다 썰었다 이런 뜻입니다.
우동은 소바 키리보다 우선 에도에서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당연하겠지만 밀가루로는 국수가 잘 만들어지니 말이죠.
그래서 소바 키리도 우동집에서 만들어 팔게 되는데요 당시 양념이 된장 양념이었습니다.
된장쯔유 레시피
된장: 60g
물: 180g
가쓰오부시: 9g
자루소바, 우동면:110~150g 1인분
조리시간 20분 이내 & 조리방법
1. 만드는 방법은 물에 된장을 넣고 잘 풀어 줘야 합니다. 나중에 거를 것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된장의 맛이
물에 잘 우러 날 수 있도록 풀어주세요.
2. 잘 풀어진 된장 물을 면포나 키친 페이퍼에 걸러 주세요. 알갱이들이 걸러지면 되겠습니다.
3. 된장 물에 준비된 가쓰오부시를 넣고 중 불 켜고 80도에서 5~8분 우려 주시면 되겠습니다
다 우려 졌으면 가쓰오부시를 걷어내면 완성입니다.
4. 빠르게 식혀서 냉장하시면 되고 3일 안에 다 드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5. 메밀면이나 우동사리는 제품 뒤에 나와있는 시간을 준수해서 삶아 차갑게 얼음물에 한번 토렴 해주시면
쫄깃한 면으로 드실 수 있습니다.
6. 된장 쯔유에는 무즙과 파 겨자 & 와사비 등을 곁들여 드셔 보세요.
370년 전 레시피 소개 (ft. 된장쯔유 니누키)
이것에 따라 쯔유의 맛이 많이 달라지는 거 같습니다. 대기업 제품은 조미료 맛이 강하게 나올 수 있고 집 된장으로 만들게 되면 짠맛이 치고 올라올 수 있거든요.
각 각 만들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도 각각 만들어 봤거든요. 섞어서도 만들었는데 제 입맛에는 별로 더군요 ㅎ
1640년대 그러니까 17 중반에는 간장이 없었다고 해요. 비슷한 것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것은 지금의 눈으로 보는 관점이고 모두 된장이라는 큰 틀에서 뻗어 나온 조미료였을 거 같습니다.
소금에 비해 영양가도 높고 맛도 있는 된장으로 우동이나 소바를 먹었다는 것이죠. 에도시대가 열리면서도 계속 그랬으니 만인의 양념 된장이었던 거 같습니다.
먹어본 소감은 된장 맛에 가쓰오부시 육수 맛도 섞이고 자루소바로 먹으니 언젠가 자주 먹어본 맛으로 특이하거나 이상한 느낌은 없었습니다.
고명으로 무즙과 파로 먹었는데요 고추냉이를 섞으니 더 좋았습니다. 참! 와사비가 없을 때는 겨자가 온 세상의 사랑을 다 받았다고 하니 겨자로도 드셔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당시에는 니누키 타레미소로 불렀다고 해며 가쓰오부시가 없을 때는 다른 여러 가지 야채 국물을 이용하기도 생선 국물을 이용하기도 했을 거 같습니다.
간장 쯔유가 나왔을 때 가쓰오부시가 섞이기 시작하면서 말들이 많았습니다. 비린내 나는 국물이라는 별명도 있는 가쓰오부시 국물이라서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비린내보다 양에 집중했는지 가쓰오부시에서 냄새가 심했다고 합니다. 하기사 냉장시설도 없고 하니 만드는 초기에 변질되거나 하기 쉬웠을 거 같기도 합니다.
작은 양에 소스를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농축을 시켰을 거라고 보면 맞을 거 같습니다. 국수를 찍어먹는 용도라 맛도 진한 것이 좋았을 것이고 염도 또한 아주 짰다고 해요. 이것도 냉장 시설 탓이었을 거 같습니다.
당시 식중독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다고 하니 음식 부패를 막는 것이 가장 중요했을 것입니다.
나무젓가락을 돌려서 사용하는 문화의 일본이었기에 나중에는 1회용 나무젓가락부터 여러 가지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젓가락으로 점차 발전하게 되었을 거 같습니다.
간장 쯔유는 사찰에서 즐겨먹던 메밀소바 쯔유였다고 합니다. 정진(몸을 깨끗이 하고 마음을 가다듬음. 국어사전) 쯔유로
불렸으며 나중에 가쓰오부시를 섞게 되면서 지금의 쯔유로 완성되게 됩니다.
생각해 보면 놀랍지 않나요? 에도시대 만들어진 양념 소스가 지금까지 별 변함없이 사람들이 좋아하는 소스로 남아있다는 것이 말이죠? 그런데 된장 쯔유는 사라졌습니다. 간장에 밀린 것이죠.
된장이 간장에 밀릴 이유가 하나 없는데 왜? 그랬을 까요? 궁금합니다. 이유를 생각해보면 우선 귀찮습니다. 간장으로 만드는 쯔유보다 과정이 복잡합니다. 맛도 떨어집니다.
상쾌하면서 맑은 맛을 내는 간장은 국수와 궁합이 좋습니다. 현재도 고추장이 있는 우리나라나 장으로 비벼먹을 수 있지 다른 나라들의 장으로 비벼먹는 국수는 장을 기름에 2차적으로 볶거나 해야 하는 과정입니다. 역시 귀찮습니다.
된장 vs 간장
마지막으로는 간장과의 가격 경쟁에서도 밀렸을 것입니다. 된장 맛도 담그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었을 것입니다. 종류와 맛이 천차만별로 표준화가 쉽지 않았던 것도 컷을 거 같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된장을 생각해보면 다시 된장 쯔유가 유행해도 별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이런 요리법은 미소시루를 생각해보면 아! 하실 건데요
미소에 가쓰오부시를 넣고 만든 국물이죠 이것을 조금 걸쭉하게 만들거나 염도를 올리는 방법으로 메밀국수를 찍어먹을 수 있게 만들면 나쁘지 않을 거 같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런 된장쯔유가 있다는 것을 수타소바를 하는 가게나 장인들은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보기 힘든 이유가
우선 자루소바의 양이 두 가지 쯔유로 먹을 수 있는 양이 아닙니다.
딱 한 가지에 집중해서 먹어도 될 정도의 양이 아니라서 말이죠. 일본 수타소바집의 자루소바 양은 상, 중, 하로 나누면 상이 150g 이상이며 중, 하는 이하일 것입니다. 특이하게 양을 많이 주는 수타 소바 집도 있을 수 있지만 예외의 경우이고 나머지 수타 소바집들은 거의 비슷한 상태입니다.
사람이 만드는 수타 소바집의 한계 같은 것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많이 드리고 싶지만 얼마큼 드려야 만죽할지는 소바의 역사가 말해주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쯔유는 여러 가지 환경에 알맞게 손님들에게 제공되고 있습니다. 괜히 지금과 같은 패턴으로 굳어진 것이 아니겠죠. 사설이 길어졌습니다만 하여튼 된장 쯔유 한번 해 드시면 좋겠습니다.
2022.12.08 - [소바 이야기] - 국수 전문 서적 + 메밀국수 or 소바 책! (ft. 소바전서)
2022.12.12 - [소바 이야기] - 요코하마 개항 & 스키야키 (ft. 요시노야)
2022.10.08 - [수타소바] - 납작우동 줄서는 식당 히모카와 우동 제작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된장국 끓인다 생각하시고 된장을 더 넣어 염도와 농도를 원하는 대로 조정하실 수 있고 고명도 고춧가루나 제피가루도 어울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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