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가루와 수분의 결합 ft. 글루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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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타 소바 기술

메밀가루와 수분의 결합 ft. 글루텐

메밀가루도 곡식에 속할 건데요 곡식으로 만든 것 중에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꼽으라면 국수가 포함되지 않을까 싶어요. 곡식 중에 글루텐의 힘을 받으며 국수가 만들어지는 밀가루도 있고요. 글루텐이고 뭐고 쥐뿔도 없는 메밀은 분자간력과 표면장력 등의 낯선 힘들을 모아 결합해야 한다고 해요.

 

80년대 모던한 식당 국수를 맛있게 먹고있는 50대 여성의 모습입니다.

 

두장의 종이 사이에 물을 묻히면 붙는 것을 볼 수 있다

밀가루로 만드는 우동은 글루텐으로 단단한 뼈대를 세우고 전분이 시멘트 역할을 하며 길고 끊어지지 않는 면이 된다고 해요. 하지만 100% 메밀국수는 시멘트만 있는 상태예요.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철근을 빼먹고 건설한 아파트와 비슷한 걸 까요?

 

언제 무너지고 끊어질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상태라는 것이죠.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메밀가루만으로 국수를 만들 때는 막국수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국수틀의 힘으로 압축해서 뽑아내고 있어요.

 

기계 속에서 분자 간 거리가 압축되고 끓는 물속에 바로 덜어지며 호화상태가 되는데요 결과적으로 길이가 긴 국수 면으로 탄생한다고 해요.

 

이론적으로는 메밀가루가 10개 있고 그 사이사이에 물을 준다면 글루텐 없이도 표면장력의 힘만으로 국수가 될 수 있어요. 가루 한 알과 물이 연속으로 연결되어 국수 면이 된다고 상상해 보시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표면장력만으로는 주와리소바를 만들기 힘든 부분이 있죠? 힘이 너무 약한 것인데요 반죽하면서 분말, 분자 간의 거리를 최대한 가깝게 해서 붙여주는 작업도 해야 돼요.

 

수분이 들어간 메밀가루를 반죽 함으로 최대한 밀착시키는 과정이죠. 들고있는 사과를 손에서 놓으면 지구로 떨어지지만 분말이 된 메밀가루는 중력 보다 분자간력이나 표면장력 등의 영향에 더 큰 간섭을 받을 수 있어요.

 

가령 콩고물을 손에 묻히고 손을 비벼 털어도 미세하게 손에 묻어있는 콩가루를 볼 수 있죠. 이러한 작은 힘들을 이용해서 주와리소바, 즉 순메밀면을 손으로도 만들 수 있게 돼요. 기술이 필요하지만 반복된 훈련으로 빠르게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거죠.

 

 

적정량의 물 만으로 주와리소바를 만들 수 있어요. 이런 방식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선결과제도 있는데요 온도, 기온 등을 잘 맞추어 필요한 만큼 수분을 맞추줄 필요가 있어요.

 

일본에서는 순메밀 막국수를 주와리소바라고 고급 메밀국수로 통하고 있는데요 강원도민들의 쏘울 푸드도 순메밀면이었죠. 옛날에는 만들기 힘들어서 메밀로 국수 먹는 날은 동네잔치 같았다고 해요.

 

그도 그럴 것이 맷돌을 돌려 메밀가루 만들고 묵도 쑤고 반죽한 것은 국수틀에 눌러 삶는 것까지 아주 힘들었던 한 끼 식사로 기억하신다고 해요.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 만드는 막국수라 양념은 알아서 맞춰 먹어야 하는 걸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