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안 소바 체험 교실을 찾아주신 수강생분의 말씀이 생각났어요. "소바는 원래 검은색이라고 생각했는데 훨씬 밝은 색이라 놀랐어요"라는 말이었는데요 이렇게 소바의 재료인 메밀에 대한 오해가 많은 것이 현실 같아요. 메밀 열매를 보면 까만 껍질에 둘러 쌓여 속살은 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거든요.
열매 속 부분의 색이 달라 오는 차이
수업을 풀어가기 좋은 주제를 던져주신 손님께 감사의 미소를 띠며 저도 처음에는 그랬었다는 동지 된 입장에서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저도 메밀이라고는 실물을 본 적도 없고 그저 메밀소바라는 국수를 대하며 원료가 검은색일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고 말이죠.
한국에서 먹던 메밀소바와 imf가 터지기 전 동해 건너 맛본 일본의 소바는 달랐습니다. 같은 메밀 열매로 만들지만 색이며 향, 맛이 평소의 것과 달랐던 것입니다. 충격을 받고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제까지 맞는다고 믿고 있었던 것이 모두 틀렸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음식 하나였지만 적지 않게 놀랐는데요 그것도 잠시 다른 곳에서도 맛을 보게 되었고 밑에서 설명드릴 색이 다른 여러 종류의 소바까지 먹어보게 되었습니다.
제분 종류별 색상 |
1. 메밀 열매 껍질재 갈 면 어두운 색의 메밀가루가 생산된다. |
2. 껍질을 모두 벗겨낸 후 열매만 제분하면 밝은색의 가루로 생산됩니다. |
3. 메밀 껍질 10% 정도 섞어 제분할 수 있어요. |
표 1번의 설명을 드리면 제분소에서 벗긴 메밀 껍데기는 우리나라에서는 쓰레기로 분류되요. 그래서 가공품에 섞거나 하면 안 되는데요 메밀을 제분할 때 섞여 들어간 것을 갈면 또 상관이 없다는 식이에요.
그래서 검은색의 면을 만들고 싶을 때는 껍질을 포함한 메밀 열매를 갈면 된다고 해요. 검은 색의 껍질로 인해 향과 맛이 강한 면이 되며 식감에 있어서는 호불호가 상당히 나뉠 수 있어요.
표 2번 메밀 껍질 속 열매만 갈아 만든 소바는 아주 밝은 색의 면으로 만들 수 있어요. 탄력 있고 쫄깃한 면으로 만들 수 있죠.
표 3번 속 열매를 제분할 때 열매 양의 10% 정도되는 껍질을 첨가할 수 있어요. 소바집에서 많이 사용하는 브랜딩 함량인데요 2번의 가루 보다 메밀의 향과 맛이 보강된 소바를 만들 수 있어요.
특히 메밀의 품질이 떨어지는 여름, 주요한 방법이 될 수 있어 본인만의 독특한 소바를 만들 수 있어요.
수타 소바를 본인만의 방법으로 브랜딩 하는 것은 수타 소바 집만의 특권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어요. 직접 하는 제분은 식당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데요 가령 뻔할 수밖에 없는 메뉴를 훨씬 다양한 메밀가루를 이용해 특별한 소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죠.
어렵게 방문하신 손님들이 경험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며 식당의 퀄리티도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것이니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닐 것 같아요.
사람마다 추구하는 것이 다를 수 있지만 직접 제분한 메밀가루와 그것을 이용해 만드는 소바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어요.
단 하나의 경험과 독특한 체험을 하고 싶은 사람과 또 그것을 서비스하는 사람, 모두는 지구 탐험대가 아닐까? 생각해 봤어요.
땅에서 자라는 메밀은 원래 검은색이 아니냐?고 물어봐 주신 체험자 분도 저와 결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나와 결이 맞는 사람들을 찾는 즐거운 탐험을 떠나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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