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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바 이야기

소바 장인

by 키리안 2024.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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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바 장인이 들으면 기겁할 질문 같은데요 도대체 몇 년을 수련해야 수타 소바 장인이 될 수 있나요?  소바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궁금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른 기술들은 어느 정도 연마하면 졸업도 하고 능력에 따라 자격증도 받을 수 있으니까요. 우선 소바 장인이 되려면 자격증을 따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모던한 식당에서 소바를 만들고있는 셰프. 언젠가 소바 장인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소바 셰프

 

치열하게 자기 일을 해나가는 사람들

 

소바 장인 시험이 지역에 따라 많이 열리는 일본은 개인적인 자격증이에요. 미용 기술처럼 국가 공인 자격증은 아니죠. 시험도 초급과 중급, 상급 등으로 나눠지기도 하고요.

 

한 개의 단체가 아니라 여러 곳의 단체가 있는 건데요 국내 바리스타 시험을 관장하는 협회처럼 각자의 커트라인을 내 걸고 자격시험을 치르고 있다 해요.

 

한편으로 한식 중식에는 국가공인 자격증을 주고 있는데요 일본의 소바는 국가 자격증이 없는 것이 조금 아쉬운데요 우리나라의 한식처럼 일본에서도 와식에 대한 자격증이 있음으로 그 카테고리 속 개별 음식에 국가 공인 자격증을 주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 같기도 해요. 줄려면 각각 전부 줘야 하니까 그런 거 같아요.

 

제 스승은 여러분이셨어요. 그 속에서 독특한 기술도 배울 수 있어 좋았는데요 처음 배운 시기는 아주 오래된 20년도 넘어 기억이 가물가물한 상태예요.

 

한국에서는 다른 일들을 주업으로 삼고 있었기 때문에 계속 수련을 할 수는 없었어요. 그래서 저의 소바 경력은 20년이 훌쩍 넘었지만 소바 장인이 아니라고 하는 이유예요.

 

계속 식당을 하거나 소바 체험 교실을 했었다면 벌써 소바 장인이라는 자격으로 사람들을 대할 수 있겠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국내 최초, 소바 교실을 열었고 또 최초로 주와리소바를 수타로 만들었다는 것은 내세울 수 있어요. 최초로 전수도 했고요..

 

소바 기술도 나만 알고 있으려 하지 않았어요. 일본에서는 소바기술은 암암리에 비밀이라는 기저가 깔려있어요. 잘 가르쳐 주지 않고 쉽게 배우지도 못했어요. 제자로 들어가야 등뒤로 모습을 보다가 어느 순간 조금씩 배우게 되는 수순이죠.

 

제 블로그에 소바 기술을 포스팅한지 오래되었어요. 다른 분들과 공유하려 노력했고 벌써 여러분에게 전수한 바도 있고요. 제가 소바를 배우며 겪은 경험들은 남들에게 권장하지 않아요.

 

직접 저를 가르쳤다고 말할 수 있는 스승님은 재일교포셨어요. 이분을 만나는 것도 운이 좋아야 했기 때문에 저만 스승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이런 이유들로 배우는 시간은 길어졌는데요 2년이 넘어서야 수타 소바를 조금 알게 되었다고 자평할 수 있었어요.

 

요즘 생각하면 2년이라는 시간으로 기술을 배운다는 것은 올드하다는 생각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예요. 제가 배울 때는 소바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친구들 3명이 소바를 먹고 있는 모습입니다. 맛있는 음식으로 친구들의 모임들이 즐거워ㅓ 보입니다.한국의 소바 장인 키리안의 모습입니다. 경상남도 양산에서 키리안 소바 체험 교실의 대표였습니다. 메밀가루와 물을 섞어 소바를 만드는 모습입니다. 현재는 부산으로 사무실을 이전중에 있습니다.

 

언어의 문제가 있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어설픈 소통으로는 어떠한 기술도 그림에 떡같이 느껴졌는데요 손목의 방향이나 약간의 힘 조절로 전혀 다른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제면 기술은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저런 방법으로 왜 하는 거지?'  못 배우면 평생 모르게 되는 세계구나 생각했죠.

 

테우치 소바를 아는 분들은 제 포스팅을 보다가 무릎을 치실 때도 있고 머릿속에서 번쩍할 때도 있을 거예요. 알고 보느냐 모르고 보느냐에 따라 포스팅 내용이 다르게 보이는 거죠. 아는 만큼 보인다?

 

그리고 현재까지 여러분들의 기분좋은 관심으로 인해 수타 소바의 전망은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힘을 내고 있어요. 그렇지만 본인은  2년을 배웠다고 해놓고 전수자에게는 5~6일 만에 기술을 전수하는 것을 의심하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전 제가 배운 것을 그대로 답습한다면 모방이 될 거예요. 가령 서울에 있는 남산 팔각정을 오르는 길은 여러 코스가 있을 거예요. 어느 길이던 팔각정에 닿게 될 건데요 2년짜리 코스가 있을 수 있고 빠른 지름길도 있을 거예요.

 

2년간 배운 소바 기술은 좋았지만 효율적이지는 않았어요. 조금 더 빠르고 쉬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그것을 위해 지난 소바교실에서 많은 공부를 해왔던 것이고요.

 

친절한 가이드라고 할까요? 위험하고 포기할 만한 상황을 애초에 방지할 수 있고 가이드가 겪은 시행착오는 겪지 않게 되면 좋다는 것이에요. 소바 장인은 시간이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자기 일을 얼마나 치열하게 하느냐? 같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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