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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바 이야기

제면소 면솥의 물 회전의 비밀

by 키리안 2024.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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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선시대에는 국수를 먹으려면 면솥 밑으로 아궁이에 불을 피워 물부터 끓여야 했어요. 물이 끓으면 국수틀에 메밀 반죽을 넣고 눌러 메밀국수, 막국수, 냉면 등을 뽑았죠. 독일 베를린의 국립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기산 김준근 화백- 1882 ~ 1885의 작품을 보면 이해하기 편하실 것 같아요.

 

조선시대 김준근 화백의 그림 국수 만드는 모습 입니다. 메밀을 물과 반죽해서 제면기에 넣고 사다리를 탄 남성이 등으로 누르게 되면 밑에 지렛대 역할의 제면기가 눌리며 국수면발이 나오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끓는 물에 들어가면서 긴 모양을 유자하기 쉽습니다.
기산 김준근 화백- 1882 ~1885 국수누르는모양

 

메밀국수 제면기의 특징

 

19세기 국수누르는모양의 그림을 참고하면 2인 1조로 한 사람은 등을 대고 누운 상태에서 다리의 힘으로 사다리를 밀었어요. 등으로 미는 힘에 의해 반죽이 제면기 구명을 통해 국수 면, 모양이 되어 떨어지며 밑에 있는 사람이 저어 완성하고 있어요. 

 

한 가지 특징이 있는데요 부엌이 너무 깨끗하다는 거예요. 또 등을 대고 누르는 역할의 남성에 머리가 면솥과 떨어져 있는 것 같아요. 제면기를 설계할 때부터 머리카락이나 다른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만든 것 같은 느낌이에요.

 

지금의 냉면 기계와 다르지 않은 구조에요. 사람의 힘이냐, 기계냐 차이뿐이죠. 면솥의 바로 밑을 보시면 물을 끓이기 위해 불을 피우고 있고 그 옆에는 마른 나뭇가지들을 가져다 놓았어요.

 

기산 김준근 artist 제면소 면솥

 

특별한 점이 발견되는데요 검은 모양의 나무 가지들이 아궁이 입구 쪽에도 나와있는 거예요. 열기가 정확히 보이진 않지만 제가 볼 때는 면솥의 내부에서 물이 회전하도록 불 위치를 바꿔 놓은 것 같기도 해요.

 

방금 뽑은 면에는 공기방울, 가스들이 섞여있어요. 그래서 끓는 물에서는 밑으로 가라앉지 못하고 물위에 둥둥 떠있는 원인이 돼요. 부분적으로 익는 시간에 차이가 생기며 좋지 않은 결과가 되죠.

 

그림 속 검은 숯을 아궁이 입구 쪽으로 빼놓으면 불길은 아궁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면 면솥의 입구에 집중적으로 열을 전달하고 그 힘으로 면솥의 물이 회전하게 돼요.

 

굉장히 심플하지만 드라마틱하게 면솥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팁입니다. 현재 일본의 수타소바집에서도 불을 솥 바닥 한곳에 집중시켜 내부의 물을 회전시킨 상태에서 소바를 삶고 있어요. 놀랍지 않나요? ㅎ

 

국수면을 삶는 방법과 팁

 

만약 소바가 물 위에 떠 있다면 전체적으로 충분한 열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같은 면이라도 부분적으로 다른 식감을 낼 수 있고 상태는 나빠지는데요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는 조건은 물을 회전시키는 거예요.

 

아궁이가 있으면 재미 삼아 실험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활활 타는 장작을 입구 쪽 바깥으로 살짝 꺼내 놓는 것만으로 물을 회전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해요.

 

이런 면솥이 필요한 곳은 수타 소바-메밀국수- 집이 압도적으로 많은데요 이유가 메밀가루의 끈기가 약하기 때문이에요. 물에 들어간 국수는 서로 붇기도 해서 젓가락으로 저어 주면 좋은데요 끈기가 약한 메밀국수는 휘젓다가 끊어지기 십상으로 물을 회전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이 닿게 돼요.

 

면솥 속에서 물이 회전하지 않아도 별반 다를 것이 없을 것 같지만 물이 끓으며 내는 거품이나 불규칙한 회전으로 인해 만에 하나 잘 만들어 놓은 소바면이 끊이질 수도 있어요.

 

가정에서야 이렇게 까지 할 필요는 없겠지만 전문 제면소나 수타 소바집에서는 잘 만든 소바가 마지막에 끊어지는 일을 방지해야 했어요 손님들을 위해 맛있게 만들어야 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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